오토바이를 새 주인에게 넘겨준 지 열흘이 지났건만,
아스팔트와 오토바이 타이어가 부딪치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고
오토바이로 가로지르는 공기의 바람이 두 팔에서 아직 떠나지 않는다.

2009년은 답답한 환경에 억눌려 가슴이 꽉 조여진 채로 살아야 했던 한 해였다.
환경 자체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무기력감을 더욱 가중시켰고,
이에 반작용으로 나는 휴식처를 찾아야만 했다.

그 해 여름, 오토바이는 내게 꼭 피천득의 수필, <은전 한 닢>과 같았다.
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하고서 서울 도심을 얼마나 돌아다녔을까?
목적지가 있어 달린 것이 아니라, 길이 있었기에 달렸다.
하루는 300km 이상을 달렸더라.

답답함이 점차 커지는 요즘,
오토바이를 통해 찾았던 휴식을 상상해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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